환희로 하는 정진
"이제 힘든 두타행(頭陀行)을 쉬도록 하시지요." "아닙니다. 저는 두타행을 하는 것이 즐겁습니다."
가섭존자는 세존의 십대존자(十大尊者)중 두타제일로 손꼽히는 분입니다.
두타행이란 고행(苦行)을 말합니다.
세존께서 뜰을 거닐다가 가섭존자의 고행하시는 모습을 보시고 세존께서 나이도 들고 하시니 이제 고행을 그치시는 것이 어떠냐고 권유 하셨습니다.
가섭존자는 세존보다도 훨씬 나이가 많았습니다.
거친 음식, 거친 옷, 거친 잠자리 등이
두타행의 내용입니다.
이러한 고행을 즐겁게 하신다는 말씀이고,
즐겁게 하는 행(行)이라면 좋다고 허락 하셨습니다.
간혹 불교의 수행을 고행(苦行)으로 아시는 분들이 있습니다.
물론 안락한 생활을 하시는 분들의 삶과 비교하면
스님들의 생활이 힘들기는 하겠지만
고행으로 하는 것은 아닙니다.
불교의 수행이 고행을 위한 고행이거나,
내세의 복락을 구하는 인과론적인 고행이 아닙니다.
집착하지 않는 삶을 배우고 익히는 것이며,
욕심과 집착을 여의므로 해서 깨달음을
이루고자 하는 것입니다.
불자의 수행은 기쁨으로 하는 것입니다.
환희로 하는 정진이라야 성취의 향상이 있는 것입니다.
환희란 말초신경을 자극하는 그런 쾌락이 아닙니다.
화엄경의 십지품은 수행의 결과 부처를 이루어 가는 단계를 열 단계로 나누어 설명하고 있습니다.
그 열 단계 수행의 맨 처음 단계가
환희지(歡喜地)입니다.
환희지를 성취한 공덕을 다음과 같이 말씀하셨습니다.
신행심(信行心)이 증장하고
신해(信解)의 청정함을 얻으며
동정과 연민을 성취하고
참괴로 몸을 가꾸며
인내의 기쁨을 가지며
주야로 싫어함 없이 선근을 닦으며
마음에 집착이 없고
이익이나 칭찬 존경을 구하지 않고
재산에 집착 않음을 기뻐하고
일체지(一切智)를 즐겨 구하고
거짓을 멀리하여 언행을 일치하며
일체 세간의 일을 목표로 하지 않는다.
일체지(一切智)란 보편원만한 지혜인 반야(般若)를 말하는 것이고 일체세간의 일이란 윤회, 인과의 세계를 말하는 것입니다. 대승불자의 삶의 덕목이 보시.지계.인욕.정진.선정.지혜입니다.
이 수행덕목이 완전한 혹은 완벽한 것을 바라밀이라 합니다. 다시 말씀드리면 육바라밀행(六波羅密行)이 진정한 바라밀 일 수 있도록 하는 마음 자세를 말합니다. 환희로운 마음으로 행할 때 이윽고 바라밀을 이룰 수 있는 것입니다.
바라밀행은 우리 불교도들의 삶의 내용입니다. 그리고 그러한 삶이 수행입니다. 환희로 행(行)이 성취될 때 우리들의 수행은 한 단계를 올라 설 수 있는 것이며, 환희심으로 정진해야 환희지를 성취할 수 있는 것입니다.
불자(佛子)의 덕성(德性)은 환희심에서 나오는 것이고, 너그러움과 인욕과 부드러움의 조화된 꽃입니다. 환희심은 중생의 아만과 집착과 욕심을 깨는 아픔과 부처님과 도반 이웃들의 은혜에 감사하는 마음을 자양으로 하여 자라나는 꽃입니다.
화엄성중 기도도량
팔공산 달마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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