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기가 먹고 싶어서
재산이 많은 노인이 있었다. 어느 날 그는 고기가 먹고 싶었다. 그래서 아들들에게 밭머리에 있는 커다란 나무를 가리키며 말했다.
"지금 우리가 이렇게 부자로 살 수 있는 것은 모두 저 나무 덕택이다. 저 나무의 신이 우리를 잘 돌봐주었으므로 오늘 양 한 마리를 잡아 제사 지내도록 해라."
아버지의 말에 따라 아들들은 곧 양 한 마리를 잡았고, 그 나무 근처에 사당을 세우고 제사를 지냈다.
얼마 후 노인은 목숨을 마치고 자신이 저질렀던 악업에 따라 자기 집 양으로 다시 태어났다.
그때 여러 아들은 나무 신에게 제사를 지내려고 양 한 마리를 고르다가 마침 양으로 태어난 아버지를 선택했다. 그러자 양이 '히히잉!' 하고 울부짖었다.
"그 나무에 무슨 신이 있다고 그러느냐? 옛날에 나는 그저 고기가 먹고 싶어서 핑계를 댄 것뿐이다. 너희도 함께 그 고기를 먹었는데, 그 죄보는 나만 먼저 받는구나!"
마침 그 집에 걸식하러 온 아라한이 양의 말을 알아듣고는 아들들에게 천안을 빌려주고 자세히 보게 했다. 아들들은 그 양의 전생이 아버지였던 사실을 알아보고는, 단번에 사당을 부수고 다시는 함부로 살생하지 않았다.
어쩌면 우리가 철석같이 진리라고 믿고 있는 것들이 이렇게 해서 생긴 것인지도 모른다. 그러나 순리를 거스르는 믿음은 태산이 아니라 겨자씨도 움직이지 못하는 법이다.
八公山 達磨禪院 無學者 古峰梵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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